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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사학과

동문 인터뷰

[인터뷰] “벌이고, 도전하고, 미쳐라!” 사회적 기업가 김정현의 창업스토리
등록일
2020-09-01
작성자
사이트매니저
조회수
608


 

 

 

부산까지 왔는데 회 한 접시 하고 가야지!” 인터뷰 직전에 한 이 말이 김정현이라는 사람을 가장 잘 설명해줬다. 3년 째 예비사회적기업 위민을 운영하고 있는 그는 누구보다 열정적이고 뜨거운 사람이었다. 스스로를 게으르고 덤벙거린다고 소개했지만,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꼼꼼하고 단단하다는 게 느껴졌다. 모두가 취업을 바라보고 달려올 때 누구도 가지 않은 창업의 길을 개척하고 있는 모험가, 위민 대표 김정현을 만났다.

 

자기소개

 

자기소개부터 먼저 청한다.

 

국사학과 07학번 김정현이고 현재 부산에서 사회적 기업 위민을 운영하고 있는 3년차 사회적 기업가다. 졸업 직후 경주 신라문화원에서 문화재 보존 활용 팀장으로 재직하다, 부산대학교 사회적 기업학과 석사과정에 선발되어 과정을 수료한 뒤 고향인 부산을 거점으로 사회적 기업을 설립하게 되었다.

 

사회적 기업 학과라는 곳이 매우 생소하다. 최근에 새로 생긴 학과인가?

 

최근에 새로 생겼는데 내가 2기 수료생이었다. 지금은 아마 8기 정도까지 진행된 것으로 안다. 일반대학원이고 학비는 무료이며 선발과정을 거친다. 수업은 주간에 진행되었고 신라문화원 재직 당시 일과 학업을 병행했다.

 

신라문화원 재직 당시 사회적 기업에 대한 목표가 생겼던 것인지?

 

신라문화원에서도 사회적 기업의 운영과 관련해서 중간 관리자로써의 실무를 경험하고 있었다. 이때 이론을 체계적으로 배워 보다 좋은 사회적 기업을 운영하기 위해 진학했다. 물론 이론과 실제는 달랐지만.(웃음)

 

부산을 거점으로 삼게 된 계기가 있다면?

 

부산에는 문화재를 보존, 활용하는 큰 단체들이 없었다. 그래서 블루오션이라고 생각해 부산에 창업을 하게 되었다. 신라문화원이 있을 당시 경주의 문화재들을 보존하고 활용하는 실무를 맡았다. 그런데 부산의 경우 대부분의 사람들이 해운대와 회를 떠올리지만, 이곳에도 오랜 역사와 문화유산, 그리고 활용할 수 있는 자원들이 많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한 역사적 문화자원들을 제대로 활용해 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뚜렷한 목표가 있었다고 느껴진다. 하지만 창업이 많이 힘들었을 텐데.

 

힘들었다. 재직 중이던 신라문화원에서 나오면서 자본금이 부족했다. 초기에는 모아뒀던 퇴직금으로 근근이 운영했다. 초창기에는 인지도가 낮다보니 일을 하고 싶어도 맡겨주는 관공서나 단체가 없었다. ‘위민은 주로 문화재청이나 부산시 등의 문화재 사업의 위탁 용역 관리를 해왔다. 경험을 쌓고 여러 사업을 진행하면서 인지도가 쌓이면서 3년이 지난 지금은 사정이 많이 나아졌다.

 

열정이 대단하다. 활발한 활동을 좋아하는 나도 예전에는 개인 창업을 통해 조금 힘들더라도 하고 싶은 일을 하겠다는 열정이 있었다. 현실을 탓하는 것은 아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열정은 식고 개인 창업은 먼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사실 그건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졸업 직후에 신라문화원에 들어가면서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운이 좋았다. 처음 신라문화원에서 내가 맡은 일은 경북지역 문화재를 다니면서 모니터링을 하는 업무였다. 문화재 보존단계에서 어떤 부분을 수리해야하고 이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고 이를 기록했다. 매일 3-4곳의 문화재를 지역을 달리하며 돌아보다 보니 문화재에 대한 소양을 기르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취업 과정에서, 혹은 취업 후에도 내가 하는 일에 필요한 정보들과 경험들을 직접 찾아서 해야 한다. 관련 단체나 회사에서 인턴이라도 하면서 직무에 대해 경험해본 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 이 일이 나와 맞는지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기도 하고 사명감을 가지게 된 것이 지금까지 목표를 잃지 않고 달려오게 만든 밑거름이 된 것이다.

 

사실 직접 부딪치고 시도해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면서도 가장 어려운 일인 것 같다.

 

그렇다. 하지만 아무것도 한 게 없이 시간이 지나고 나이를 먹다보면 점점 더 어려워진다. 그래서 졸업 후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몸으로 움직이고 시도해야 한다. 하고 싶어도 정보가 없고 막막하다면 현직에 있는 사람을 찾아가거나 연락을 취해서 정보와 조언을 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렇다면 졸업 직후부터 창업을 고민했던 건가?

 

당시에는 그런 생각이 없었다. 졸업을 앞둔 1월에 2급 학예사 자격증을 가지고 경주박물관의 계약직에 지원했다. 서류심사와 필기시험 이후 최종 3인 중 2인을 뽑는 대면심사까지 올라갔다. 그런데 여기서 압박면접을 견디지 못했다. 이력서에 사진을 붙이지 않았다는 점을 가지고 면접관이 집요하게 압박했다. 참지 못하고 면접장 문을 박차고 나오는데 문을 나선 순간 후회가 밀려왔다. 학예사만 바라보고 준비해왔는데 이젠 뭘 해야 할까 막막하더라.

 

그때 신라문화원 원장인 진병길 선배님께 연락을 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단순히 이제 뭘 하면 좋을지 상담을 받고 싶었다. 그런데 그날 오후 사무실에 들러 면접 아닌 면접을 보고 바로 다음날부터 출근했다. 뒤에 알고 보니 3월부터 진행되는 행사에 인력이 필요했는데 마침 내가 연락했다고 하더라.(웃음) 운이 좋았다. 그 후 5년간 신라문화원에서 많은 문화재들을 돌아보고 크고 작은 행사들의 진행을 맡았다. 그 경험들이 지금 위민을 운영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굉장히 활동적이고 직접 경험해보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느껴진다. 하지만 문화재나 문화행사를 기획하는 일을 직접 돌아보지 않더라도 문화재에 대해 깊이 있게 공부하고 활용방안을 고민한다면 그 또한 좋은 기획이라 생각한다. 본인이 생각하기에 직접 현장에 나가 보고 들은 것과 깊이 있게 공부한 것이 차이가 크다고 보나?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다. 아이디어는 누구나 발현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을 구체화하는 것은 실행과 실천이다. 가만히 앉아서도 많은 아이디어를 낼 수 있지만 현장에서 보고 들은 여러 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적용하고 심화해야만 좋은 기획이 된다. 또한 당장 활용하지 않더라도 직접 다니면서 얻은 정보와 아이디어들은 추후에 다른 기획에도 대입할 수 있다고 본다.

 

2. 회사소개

 

개요

 

회사소개를 청하려 한다. ‘우리 회사는 이런 회사다라고 정의한다면?

 

창업을 하면 많이 고민하는 질문이다. 그래서 네이밍(naming)부터 출발한다. ‘위민이라는 기업명은 영어와 한자로 나눠서 설명할 수 있다. 영어로 ‘We Mean’ 직역하자면 우리의 뜻은정도가 되고 한자로는 爲民’, ‘사람을 위한다라고 하는데 이 둘을 합치면 ‘We mean?=爲民’. 우리 회사의 가치관은 사람을 위한 일이라는 것을 담았다. 문화는 사람이 있어야 생겨나고 그 문화를 영위하는 것 또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위민은 문화와 사람을 연결하는 역할을 해내면서 사람을 위한 일을 추구하고 있다. 따라서 과거의 문화를 현대인들에게 보다 친숙하게 소개하고, 지역적 특색과 우수성을 살린 문화 프로그램, 행사, 콘텐츠를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

 

주요사업

 

현재 위민에서 진행하는 주요 사업에 대해 알고 싶다.

 

부산-경남 권역을 중심으로 위에서 언급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문화재청 관련 사업을 많이 한다. 문화재청의 생생문화재사업에 참여해 하나의 문화유산을 중심으로 스토리라인을 구성하고 프로그램을 기획해 전국의 사람들이 찾고 문화재의 우수성을 느낄 수 있게 하고 있다.

 

현재는 부산의 금정구의 금정산성, 동래구의 동래부 동헌을 중심으로 한 프로그램이 진행 중이다. 이 밖에도 문화재 체험 교육사업, 문화소외계층(시각장애, 청각장애, 노인, 보호아동, 다문화가정)을 대상으로 문화 향유를 제공하는 동행, 문화유산!’, 부산의 문화유산을 주제로 하는 보드게임 ‘We me land in 부산’, 증강현실(AR)을 연계한 문화유산 플랫폼 ‘We me go!’ 개발 사업까지 진행 중에 있다.

 

 

 

생각보다 많은 사업을 한꺼번에 진행 중이다. 처음부터 이렇게 많은 사업들을 한 번에 진행하진 않았을 것 같은데.

 

그렇다. 창업 초창기에는 관공서로부터 거의 잡상인 취급 받았다. 지원금도 없이 사비로 프로그램을 하나씩 진행해 나가면서 결과물로 능력을 증명했고 점차 공공기관의 의뢰도 많이 받으면서 현재는 부산지역을 아우르는 문화재 활용 기업으로 성장했다.

 

나도 오래전부터 역사 관련 기획에 관심이 많았다. 역사라는 탄탄한 원천소스를 활용한다면 여러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만큼 부정적이고 회의적인 시선도 함께 가지고 있다. 단적인 예로, 현재 지자체에서 운영 중인 축제들을 살펴보면, 대부분 비슷한 형식이다. 지자체장의 축하연설과 미인대회, 특산물 판매 부스, 야시장, 무명 가수의 초대공연까지 진부한 형식들과 부족한 스토리텔링으로 인해 청년층의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지역 문화와 문화재의 활용방법에 대한 현 실태에 대해 굉장히 부정적으로 평가한다.

 

사람들은 지역문화의 필요성을 모르고, 제대로 활용하지도 못한다고 생각하는 것인가? 정확하게 짚었다. 하지만 해외여행의 예를 들어보자. 사람들은 아이러니하게도 해외여행을 가면 꼭 역사유적을 간다. 이는 그곳이 그 지역의 특수성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작은 도시라고 해서, 국보·보물급의 문화재가 아니라고 해서 사람들이 찾지 않는 것이 아니다. 정보가 없고 정비되지 않았으며 활용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관심이 없고 우수성을 모르는 것이다.

 

잘 알려지지 않은 지역 문화도 활용한다면 달라진다는 것인가?

 

그렇다. 현재 금정산성의 경우, 관심을 가지고 정비하며 문화유산을 활용한 프로그램을 진행한 이후 방문객이 비약적으로 증가했다. 금정산성에 대해 잘 모르던 금정구 지역민들뿐만 아니라 외부 방문객들도 많아졌다. 한 달에 2회 프로그램을 꾸준히 진행하자 바이럴 마케팅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이것이 지역과 지역민들이 그 지역의 문화재를 사랑하는 방법이다. 이렇게 지역 문화재를 활용하고 활성화하며 그를 통해 파급효과를 만들어내는 것이 위민이 하는 일이다.

 

문화재도 지속적으로 활용했을 때 비로소 그 가치가 있다고 느껴진다.

 

문화재는 쉽게 말해 시골의 폐가라고 생각하면 된다. 결국 사람이 찾지 않고 관리하지 않으면 환경오염 문제, 지역의 도시재생사업과도 연결되는 환경문제로 다가온다. 그런데 만약 문화유산을 적극적으로 정비하고 활용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면 지자체에서는 유지와 관리를 위한 일자리도 창출할 것이고, 사람들이 모이면서 지역 경제도 발전하는 파급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지역 문화를 활용하면서 따라오는 파급효과가 상당하다.

 

하지만 이러한 사업도 결국 지속성이 중요하다. 단순히 일회성 행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활용, 실천해야 한다. 그 다음 필요한 것이 운영이다. 마케팅을 통한 홍보와 상품 판매가 병행되어야 한다. 그래서 문화기획자는 이 모든 과정의 시작점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문화기획자가 지역 문화 활용방안을 제시한 후 지자체와 지역민들이 자발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파급효과를 만들어내는 것이 가장 좋다.

 

연봉

 

민감한 질문일 수도 있다. 불편하다면 질문하지 않아도 좋다. 연봉이 어떻게 되나?

 

개인 창업이라 기본적으로 보수가 정해져 있지 않다. 현재 코로나 사태로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없는 경우에는 0원일 때도 있다. 문화 사업의 특성상 많은 프로그램을 맡고 사업을 따내는 만큼 보수가 따라온다.

 

쉽게 말해 노력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인가? 그렇다면 많은 프로그램을 맡는 만큼 직원도 많이 필요할 텐데?

 

물론이다. 인건비의 경우 사회적 기업이다 보니 국가에서 보조금을 지원받는다. 경영에 있어 생각보다 많은 국가 지원을 받고 있다.

 

장단점

 

창업 후 3년이 지났다. 이 일을 함에 있어 장단점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역시 장점은 좋아하는 분야의 전공을 살려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장점이 곧 단점이기도 하다. 수입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다 보니 안정적이라고 말할 수 없다. 이는 대부분 초창기 문화기획자들이 겪는 고충이다. 물론 좋아하는 일을 하면 견뎌낼 수도 있는 부분이지만 아직은 수입보다는 보람이 더 크다.

 

불확실함을 즐기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게 말할 수도 있지만 연차가 쌓이고 많은 프로그램들과 콘텐츠들을 기획하면서 길게 보고 견디다 보면 가까운 미래에는 이 경험들이 수입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3. 창업과정

 

구체적인 창업과정

 

최근 문화콘텐츠의 중요성과 부가가치를 많이 강조하고 있는 분위기다. 따라서 문화콘텐츠 산업을 진로로 삼는 학생들이 많다. 그들을 위해 구체적인 창업과정을 알려주기 바란다.

 

신라문화원에 있으면서 쌓은 경험에 부산대학교 사회적 기업학과 석사과정을 수료하면서 생긴 이론을 접목시켰다. 이후 부산시의 사회적 기업가 육성사업을 통해 창업했고 현재 예비사회적기업 위민을 이끌고 있다.

 

사회적 기업에 대한 설명이 필요할 것 같다.

 

일반 기업은 영리를 추구하지만 사회적 기업은 영리와 사회적 목적을 함께 추구한다. 예를 들어 사회 취약계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거나, 그들에게 사회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지역사회의 사회적 문제 해결에 공헌, 또는 이 모든 것을 함께 추구할 수도 있다.

 

설명을 들어보니 간단하게 말해 사회단체+기업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다. 그런데 앞에서 위민이 예비사회적기업이라고 했는데 사회적 기업에도 단계가 있는 것인지?

 

예비사회적기업이란 사회적 목적 실현, 수익창출 등 사회적 기업 인증을 위한 최소한의 법적 요건을 갖추고 있지만, 수익구조 등 일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기업을 지자체장이 지정하여 장차 요건을 보완하는 등 사회적 기업 인증이 가능한 기업이다. 쉽게 말해 기능은 할 수 있지만 몇 가지를 보완해야하는 사회적 기업이라는 것이다.

 

창업과정에서 국가나 지자체의 지원을 꽤 많이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과거에 비해 지원 시스템이 잘 구축되어있는 것이 사실이다. 모든 창업에는 리스크가 따르지만 이런 시스템을 활용하면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내가 실현해야 할 아이디어에 더 집중할 수 있다. 찾아보면 아마 내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많은 청년 창업 지원제도가 있을 것이다.

 

 

 

선배의 꿀팁

 

앞서 지원 시스템에 대해 간단히 소개한 것만으로도 창업을 고민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작게나마 도움이 될 것 같다. 이 밖에 후배들에게 소개할 꿀팁이 있다면?

 

창업을 준비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명확한 아이템을 가지고 시작하는 것이다. 단지 하고 싶다라는 생각으로 어설프게 창업에 뛰어들었다가는 금방 지치고 실패할 확률도 높아진다.

 

그 아이템이 전공 분야라면 더 좋을 것 같다.

 

그렇다. 나의 경우 졸업 직후부터 일을 시작해 창업까지 이르는 시간동안 항상 좋아하던 역사를 주제로 경험을 쌓아왔고 그러면서 일종의 사명감도 생겼다. 확실히 역사콘텐츠를 활용하는 것이 내 길이라 생각했고 덕분에 여기까지 오면서도 지치지 않았던 것 같다.

 

냉정히 말해, 전공을 살린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인터뷰를 청했다. 사실 주변사례를 참고해도 전공을 살려 창업을 한 사례는 극히 드물다. 이 인터뷰를 계기로 졸업 후 진로에는 이런 길도 있다라는 비전을 제시하고 싶다.

 

그렇지만 앞에서 언급한 명확하고 구체적인 아이템이 없다면 창업을 권장하고 싶진 않다. 열정만으로 뛰어들기에는 생각보다 많이 힘들 것이다. 명확한 아이템과 사명감이 꼭 필요하다.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

 

창업과정과 그 이후 3년이 지난 지금까지 어떤 점이 가장 어려웠을까?

 

금전적 불확실함이 가장 힘들었다. 당장 초창기에 사비로 충당한 부분도 많았다.

 

현재 코로나 사태로 인해 특히 공연·문화계가 많이 위축되었다. 소규모 기업이다 보니 현재 위기에 힘든 점이 많을 것 같은데.

 

그렇다. 올해 초에는 정말 힘들었다. 그래서 창업에서는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에 스스로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다. 확실한 아이템을 가지고 자신감 있게 시작했더라도 어디서든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따라서 경영은 이러한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예를 들어, 창업 자금에서 융자의 규모를 신중하게 선택하는 것처럼 혹시 모를 실패에 대한 대비를 항상 해두어야 한다.

 

조금 다른 얘기를 물어보고 싶다. 나도 문화콘텐츠 기획과정에 참여한 적이 있었는데, 그 과정에서 역사적 사실이 왜곡되더라도 실용성과 아름다움을 우선으로 할 것인지, 아니면 왜곡 없이 정확한 고증을 우선으로 할 것인지에 대한 딜레마가 생겼다. 문화기획자이자 역사학도로서 이런 어려움도 따를 것 같다.

 

정확한 고증으로 왜곡 없이 역사적 사실을 전달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세상은 역사학도들만 살아가는 것이 아니다. 문화기획자로서 가장 중요한 것은 대중의 니즈(Needs)를 충족시키는 것인데, 역사학에 너무 깊게 매몰되면 결코 좋은 기획이 나올 수 없다.

 

예를 들어, 요즘 인기 있는 캐릭터인 라이언이 전통 왕관을 쓰고 나왔다고 치자. 이때 라이언이 쓴 왕관이 백제식인지 신라식인지는 대중들에게 중요하지 않다. 캐릭터가 얼마나 보기 좋은지, 왕관이 얼마나 잘 어울리는지가 더 중요한 것이다. 역사적 사실을 그 다음의 일이다.

 

그러나 일부 사극들이 비판받는 것처럼 정확한 고증의 중요성은 항상 강조된다.

 

역사적 사실에만 집중하다 보면 설명할 것은 많아지고 대중들의 흥미는 반감된다. 냉정하게 말해서 대중들은 역사적 사실에 대해 크게 관심이 없다. 재밌자고 보는 영화나 드라마에서 역사적 사실을 세세하게 다루고자 하면 지루해진다. 차라리 역사 다큐멘터리를 시청하는 게 낫다.

 

따라서 문화기획자는 재미와 역사적 사실 사이에서 고민해 적절한 합의점을 찾아야 하는 사람이다. 역사 문화콘텐츠에서 가장 좋은 기획은 대중의 니즈와 역사적 사실을 자연스럽게 결합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 둘 사이의 연결고리가 되어주는 것이 스토리텔링이다.

 

확실히 최근 스토리텔링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그렇다면 문화기획자는 위와 같은 요소들을 고려하면서 어떤 마음가짐으로 기획에 임해야 할까?

 

역사를 배우는 사람은 유연해야 한다.’가 학부생 시절을 거치면서 내린 결론이었다. 단 한 줄의 역사적 기록을 가지고 50부작 드라마를 만드는 것이 문화기획자다. 마치 문학 작품의 시적허용처럼, 역사적 사실도 중요하지만 대중의 니즈를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한다.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이 아닌 이를 받아들이고 사용하는 사람들이 콘텐츠의 주인이라는 마음가짐으로 문화기획에 임하기를 바란다.

 

4.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

 

그리 오래된 연차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꽤 성과를 낸 창업자가 되었다. 지금껏 국사학과에는 발굴, 박물관, 교사 등의 취업 사례가 많이 있었는데, 재학생들의 진로 선택에 있어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다고 평가하고 싶다. 이번 인터뷰를 계기로 문화기획자와 창업에 관심을 가질 학생이 많을 것 같다. 그들을 위해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앞서도 무턱대고 창업을 하려는 친구들에게 겁을 좀 줬다.(웃음) 모든 일들이 쉽지 않겠지만 창업은 실패의 리스크를 오롯이 혼자 짊어져야 한다. 그럼에도 명확한 아이템과 사명감으로 확신을 가지고 창업을 하고자 한다면 먼저 내가 처한 현실 환경 내가 가지고 있는 역량을 냉정하게 고려하고 도전하길 바란다.

 

벌이고, 도전하고, 미쳐라!”

 

 

앞으로의 목표

 

사회적 기업을 운영하면서 목표가 있다면?

 

내 롤 모델은 알렉산더 대왕이다. 가장 앞에 서서 활발하게 움직이면서 직원들, 후배들처럼 나와 같은 길을 가는 사람들에게 모범이 되고 길을 제시하고 싶다.

 

알렉산더처럼 영향력을 넓게 펼치고 싶은 건 아니고?

 

그런 의미도 있다. 지금 부산을 거점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지역을 넘어선 프로그램을 진행 하는 것이 목표다. 지역을 초월해 사회적 기업으로써 우리가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사람의 수를 늘리고 싶다.

 

내가 사업을 한다면 그저 돈을 많이 벌고 싶을 것 같다.(웃음)

 

돈을 많이 버는 것도 좋지만 위민은 사회적 기업이다. 돈보다는 지역사회의 문제에 공감하여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게 더 중요하다. 역사학도로서의 사명감을 잊지 않고 사람을 위한 기업 활동을 하고 싶다.

 

5. n행시

 

이전 인터뷰 자료를 참고했다면 알고 있을 것이다. 마지막 순서는 n행시다. 혹시 준비해온 게 있나?

 

즉석에서 해야 맛도 살고 n행시 코너를 기획한 의도가 있지 않을까? 준비해오지 않았다.

 

인터뷰 내내 자신감이 뿜어져 나와 긍정적인 에너지를 많이 받았던 것 같다. ‘자신감으로 3행시 청하면서 인터뷰 마치겠다.

 

자 기만의 길은

신 념을 가지고

감 정보단 이성적으로

 

[인터뷰, , 편집 국사학과 15학번 황선영]